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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월하정인(月下情人)

   신윤복(申潤福, 1758~미상)의 월하정인(月下情人)은 조선 후기 사랑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풍속화 중 하나이다.   신윤복은 세밀한 필치와 섬세한 인물 묘사로 당시 조선의 사회적 분위기와 일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 냈다.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한 그림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월하정인>은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월하정인>은 달빛아래 연인이 밀회를 나누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고즈넉한 밤 어느 집 담장에서 초롱을 든 사내는 애정 어린 눈빛으로 여인을 바라보고, 쓰개치마로 얼굴을 살짝 가린 여인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호감을 드러내고 있다.   남녀 옆 담벼락에는 월침침야삼경(月沈沈夜三更), 양인심사양인지(兩人心事兩人知),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 안다" 시제가 쓰여있다.   조선시대 삼경(三更)은 밤 11시에서 새벽 1시이다.   당시 한양에는 밤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통금이 있었다.   통금시간의 남녀는 부부가 아닌 것으로 보이며, 기생이 통금시간에 외부에서 남자를 만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여성이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린 것으로 보아 보통 양반집 여성으로 만나서는 안될 사이의 만남으로 추정된다.    눈썹달이 은은하게 비추는 밤, 고요한 달빛 아래 두 사람 사이 잔잔한 애정이 흐르며, 달빛은 이들의 사랑을 비밀스러우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로 돋보이게 한다.   남성은 무엇인가 찾고 있고, 여성은 치마를 올려 속옷을 보이며 다급한 상황으로 그 시대  남녀의 욕망과 연정을 과감하게 담아낸 그림이지만 혜원의 특유의 감성과 섬세한 필선, 세련된 색채가 적절하게 균형을 잡으며 애틋하고 은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월하정인
출처: 신윤복 <월하정인>, 28.2 x 35.6cm, 간송미술관소장, 국보 135호

   신윤복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일상의 한 장면을 넘어, 조선 후기 남녀간의 연애와 감정, 그리고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그의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이상화된 면모를 가지고 있으며, 감각적인 색채와 구도로 사람들의 감정과 심리를 잘 표현해 냈다.   <월하정인>은 조선시대 금지된 사랑의 한 장면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신윤복의 독창적인 화풍과 당시 사회에 드러 내지 않던 남녀 간의 감정을 대담하게 표현했고 그 섬세한 감정선과 뛰어난 묘사력으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1)  백인산, <<간송미술관 36_회화>>, 컬처그라퍼,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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