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文人畵)

   문인화는 학자나 선비들이 자신의 철학과 감성을 담아 그린 그림을 뜻한다.   문인화는 화가의 정신적 수양과 철학적 사유를 중요시하는 그림으로 시(詩), 서(書), 화(畵)가 조화를 이루며 문학과 예술이 결합된 종합예술을 추구한다.   시를 통해 화가의 감정과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서예를 통해 인격과 품격을 나타내고 시(詩), 서(書), 화(畵)에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삼절(三絶)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처: 형호 <광로도>, 185.8 x 106.8 cm 대북고궁박물원 소장

   문인화는 송나라(960~1279)가 멸망하고 예술에 관심 없는 몽골인이 세운 원나라(1271~1368)는 회화 중심의 화원을 없앴다.   이때 사라질 위기의 산수화를 벼슬 길이 막힌 문인들이 산수화에 글과 시를 쓰며, 생생한 경치 묘사가 능숙하지 못한 문인들이 자신 있는 서예 필선을 그림에 그려 넣었다.   명나라(1368~1644)에서 화원이 다시 세워졌지만 산수화는 문인들이 중심이 되었다.

 

   주로 학문과 예술에 정진했던 문인들은 직업화가와는 달리 상업적 목적이 아닌 내면 수양과 예술적 교양을 위해 그림을 그렸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보다는 자신의 인격을 담고 소박하고 절제된 표현을 중시하였다.   문인화는 산, 물, 나무, 꽃 등 자연을 주제로 그렸지만, 자연 속에서 느끼는 고요함, 조화로움, 깨달음 등 내면의 철학적 사유와 정신적인 이상향을 표현하였다.  

 

   문인화에서 예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라 화가가 의도적으로 남겨둔 공간으로 감상자가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빈 공간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동양화에서 중요한 미학적 원리인 여백의 미를 실천하는 방식이다.   

 

   문인화의 주요 주제로 산과 물을 그리는 산수화(山水畵)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자연의 웅장함과 고요함을 통해 화가의 내면세계와 철학적 사유를 표현하고,  사군자(四君子)의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와, 화훼도(花卉圖)를 주요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사군자는 군자의 덕목을 상징하며 문인들의 정신적 이상을 표현할 때 자주 그렸던 주제이다.   화훼도는 꽃과 식물 그림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문인화는 단순한 미술 작품이 아닌, 내면의 수양과 철학적 성찰을 담아내는 예술이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인격과 정신을 담아내고, 자연을 통하여 인간의 본질적인 삶을 사색한다.   이렇듯 문인화는 동양 미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참고 문헌

1)  장인용, <<동양화 도슨트>>, 도서출판 다른,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