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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는 조선 전기 문신이자 화가인 강희안(姜希顔, 1417~1464)의 대표작품 중 하나이다.   조선초기 문인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사대부들이 추구하던 이상적인 삶을 표현하고 있다.   높은 절벽 아래 크고 작은 바위가 있고 한적한 계곡 한쪽에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는 선비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고사(高士)는, 은자로 고상한 학자나 은둔자를 말한다.   고사(은자)가 자연 속에서 물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당시 선비들에게 흘러가는 물을 지켜보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과  자기 수양을 상징하였다.

고사관수도
출처: 강희안<고사관수도>, 23.4x15.7cm 국립중앙박물관

   이 작품은 화려하고 과장되게 그리기보다는, 간결하고 소박한 필치로 자연과 인물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선비들이 추구했던 검소한 삶의 태도를 반영한 것이다.   강희안은 문인화가로 그림뿐만 아니라 글과 시를 즐겨 쓰던 지식인이었다.   고사관수도의 흘러가는 물을 지켜보는 일은 자연의 운행이란 천리(天理)를 깨닫는 행위가 되는데, 거기에는 유교적인 자기 수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도의 실천을 위해 천하를 주유(周遊)하던 공자는 황하가 쉼 없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군자가 도를 닦는 노력을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닮았다고 하였다.   단순한 풍경화가 아닌 사상적,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림 자체보다는 그림 속에 담긴 정신과 의미가 중시되었다.   물은 흐르지만 고요하며, 그 앞에서 명상에 잠긴 인물은 고요한 마음 상태를 상징한다.   조선초기 성리학이 널리 퍼진 시기에 유학자들이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자기 수양을 이루고자 했던 사상적 배경을 잘 보여준다.  

 

 

   

 

참고문헌

1)  윤철규, <<조선 회화를 빛낸 그림들>>, 컬처북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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