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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오수도(午睡圖 )

   오수도는 조선 후기 문인화가 이재관(李在寬 , 1783~1837)의 대표작으로 호는 소당(小塘)이다.   그림 화제에  "금성상하오수초족(禽聲上下午睡初足), 새소리 위아래서 들려오는데 낮잠이 한참이로다." 시구가 쓰여 있다.   이 구절은 중국 송나라 나대경(羅大經 )이 지은 <<한림옥로>>에 수록된 <산정일장(山靜日長)>에 나온다.   나대경은 산속 그의 은거지에서 독서, 시 짓기, 담소, 차 마시기, 경치구경등 긴 여름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자세하게 묘사되어있다.   이 시는 중국과 조선의 그림에서 종종 인용되었으며, 정선, 심사정, 이인문, 김홍도, 이재관 등의 작품이 남아있다.  그리고 그림 오른쪽 위에 자신의 호 소당(小塘)을 적은 뒤 "필하무일점진(筆下無一點塵), 붓 끝아래 한 점 티끌도 없다"을 새겨 도장으로 찍으며 자신의 작품에 만족감을 표현하였다.

오수도
출처: <오수도>,이재관,122x56cm, 삼성미술관리움

   오수도는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선비를 묘사하였다.    탁자에 책이 쌓여 있고 등 뒤에 책더미가 있다.   새소리가 위아래에서 들려오는데 선비는 책에 몸을 기대고 왼쪽 다리는 꼬고 더운지 가슴이 살짝 열린 상태로 깜박 잠들었다.   높이 솟은 소나무 아래에는 한 쌍의 학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다.   오른쪽 바위 아래에는 동자가 쪼그리고 앉아 불을 지펴 차를 끓이고 있다.    오수도는 책을 읽다 잠시 낮잠을 자는 선비의 모습이다.   이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며 선비들의 이상적인 삶을 표현한 것이다.   조선 후기 문인들은 자연 속에서 학문과 정신적 안식을 찾는 삶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들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니라,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선비가 자연 속에서 잠을 자는 모습은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문인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이러한 주제는 자연 속에서의 한가롭고 여유로운 생활을 표현하며 자연에서 깨끗한 마음과 정신을 유지하고자 했던 조선 선비들의 삶의 철학과 닿아있다.   

 

 

 

 

 

참고문헌

1)  조인수, <<군자의 삶, 그림으로 배우다>>, 다섯수레,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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